변화에 대처하는 법
프랑스의 굴 양식업계가 토착종인 Ostrea edulis를 포기하고 수입한 굴은 'Crassostrea angulata'이다.
이 품종은 포르투갈에서 서식하는 굴로 프랑스가 처음으로 수입한 품종이다.
당시 프랑스는 Ostrea edulis가 마르텔리가 질병으로 폐사하고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었고 Crassostrea angulata는 그 생산량을 메꾸기 위해 키워졌다.
Crassostrea angulata는 1860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랑스 연안에서 길러진다.
마르텔리아 질병에 대해서는 아주 강한 면역을 보여주며 번식하기 시작했고 짧은 시간 안에 프랑스 굴 산업의 주요 품종으로 자리 잡는다.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몇몇 지역은 여전히 Ostrea edulis를 양식했고 당시 프랑스의 연안에는 Crassostrea angulata와 Ostrea edulis가 같이 키워졌다.
하지만 1920년에 들어서 Ostrea edulis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채 사라졌다.
Crassostrea angulata는 완벽하게 Ostrea edulis를 대체했고 그 범위는 점점 더 넓어져 1950년 이후에는 90,000톤을 생산했다.
큰 변화를 이겨내고 다시금 성장하던 프랑스 굴 산업은 또 한 번 위기에 빠진다.
갑자기 Crassostrea angulata의 성장이 더뎌지고 폐사율이 증가했다.
마르텔리아 질병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프랑스 굴 산업의 중심이 됐지만 그 역시 완벽하지 않았다.
1976년 'Iridovirus'가 프랑스의 바다에 창궐했다.
Iridovirus는 Crassostrea angulata에 치명적이었고 프랑스 굴 산업을 또 한 번 파괴했다.
심지어 이 바이러스는 거의 모든 문화권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대서양의 굴들은 큰 타격을 입는다.
결국 프랑스에서는 Crassostrea angulata가 사라진다.
하나 프랑스 굴 산업은 토착 굴인 Ostrea edulis가 무너질 때 큰 충격을 겪었다.
업계는 발 빠르게 대응했다.
프랑스는 Iridovirus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대서양이 아닌 태평양에서 찾아낸다.
현재 프랑스의 대표 굴이자 가장 사랑받는 굴인 Crassostrea gigas가 그 주인공이다.
태평양에서 온 Crassostrea gigas는 1966~1970년 프랑스의 몇몇 해안에서 생산 실험이 진행됐다.
이후 1971~1973년 캐나다에서 정식으로 수입해 양식에 성공했고 종묘 채집까지 이뤄낸다.
Crassostrea gigas는 프랑스에 온 첫 해부터 놀라운 속도로 적응했고 프랑스의 바다에 완벽히 자리 잡았다.
애초부터 프랑스는 굴 양식에 적합한 기후와 바다 생태계를 갖추고 있었다.
더불어 Crassostrea gigas는 그 어떤 품종보다 강했고 매우 빠르게 자라는 굴이다.
그 크기도 커서 일본 연안에서 자라는 Crassostrea gigas는 최대 30cm까지 자라난다.
이러한 Crassostrea gigas는 프랑스 내에서 종묘 채집까지 원활하게 성공하며 모든 생산구조를 갖추게 된다.
Crassostrea gigas의 도입으로 프랑스 굴 산업은 완전한 안정기에 오르게 된다.
큰 위기를 여러 차례 겪었지만 프랑스는 꾸준하게 많은 양의 굴을 생산했다.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도 그 생산량을 유지할 정도로 굴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다.
프랑스의 굴 양식 기법
프랑스의 굴 양식은 지역별로 조금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육지와 바다를 오가며 진행된다.
기본적으로 염도 조절, 산소공급, 미생물 배양 및 공급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자연 채묘도 시행되지만 기존의 품질을 유지하고자 종묘 채집장에서 성패 굴을 키우고 성패 굴에서 나온 알을 받아 인공채란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여기서 생산된 어린 굴을 미생물을 먹이로 주며 키운다.
이 과정에서 강한 수압을 통해 어린 굴을 여러 차례 세척한다.
단순한 세척이 아니라 어린 굴의 날카로운 부분들을 제거해 굴 패각을 둥글게 만든다.
이는 커가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시행된다.
어느 정도 성장한 치패 굴은 자루나 박스에 담아 평평하게 펼쳐둔다.
이어 연안에 설치된 특수 구조물로 이동하게 되고 마치 오븐 속에 쿠키를 배열하듯 순서대로 배치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기본적인 준비가 끝나게 되고 이후 연안의 구조물에 자리 잡은 굴은 정기적으로 뒤집어가며 성장시킨다.
최근에는 특수 구조물이 바다에 뜬 채 로봇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뒤집어지는 기술도 개발해 시험가동 중이다.
대한민국과 비슷한 수하식 방법도 있다.
지금은 대부분 중단된 상태지만 부표 사이에 긴 줄을 걸고 굴을 매달아 바닷속에 넣어 키워내는 방식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굴 양식 방법이기도 하다.
많은 양을 빠르게 키워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프랑스와 대한민국의 주요 굴 양식방법이 다른 이유는 국민들의 굴 섭취 방식의 차이에 있다.
프랑스와 유럽 국가들은 껍질에 붙어 있는 굴을 그대로 먹는 방식을 선호하기에 굴 패각의 모양과 굴의 크기가 매우 중요하다.
자연스레 개체굴을 키워내는 방식이 선호된다.
반대로 대한민국은 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굴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당연히 굴 패각은 필요가 없고 껍질이 완전히 벗겨진 굴을 선호한다.
굴 양식 방법도 결국 주요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