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은 와인의 포도와 같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굴을 자주 섭취하지만 굴의 종류마다 맛이 다르다는 사실은 대부분 모르고 있다.
또 같은 지역이라도 수확 장소, 수온, 염도에 따라 매년 맛이 다르다.
이는 와인 제작과정에서 사용되는 포도의 지역별, 연도별 차이와 같다.
심지어 태풍에 의한 영향도 있는데 태풍이 많이 온 해에는 굴 맛이 뛰어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결국 그 해 최고의 굴은 매번 다를 수가 있다.
전체적인 맛은 유지되지만 작년에 먹은 굴과 올해 먹은 굴은 미묘한 차이가 있다.
품종별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는데 맛의 특징이 뚜렷하다.
입에 넣었을 때 처음 느껴지는 맛과 삼켰을 때 남는 맛도 다르며 고유의 독특한 금속 향도 갖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키워지고 소비되는 대표적인 굴은 10가지다.
10가지의 굴 (1)
1. Crassostrea Gigas(Pacific Oysters)
가장 먼저 알아볼 굴은 태평양 굴 Pacific Oysters, Crassostrea Gigas다.
너무나 유명한 굴이며 가장 많이 재배되는 굴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굴로도 알려져 있는데 질병에 대한 면역이 워낙에 강해 어느 바다에서도 잘 자란다.
성장 속도도 매우 빠르고 맛도 훌륭하다 보니 전 세계 굴 양식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단맛이 뛰어난데 입에 넣었을 때 첫맛이 달고 끝 맛이 짜다.
Crassostrea Gigas는 미국에서도 유명한 굴인데 미국이 원산지는 아니다.
일본의 굴이 미국과 캐나다에 양식을 하고자 옮겨갔고 정착에 성공했다.
또 미국과 캐나다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Crassostrea Gigas가 프랑스로 가 프랑스 굴 산업의 중심이 됐다.
양식에 최적화돼있어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도 잘 자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굴이라고 할 수 있다.
Crassostrea Gigas는 생김새에도 특징이 있다.
우선 껍데기의 끝부분에 주름이 있으며 껍데기의 길이가 길다.
2. Crassostrea Sikamea(Kumamoto Oyster)
Crassostrea Sikamea는 일본의 전통적인 굴이다.
구마모토 지역에서 나는 굴인데 크기가 매우 작다.
최대 크기가 6cm에 불과하며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다.
수온이 따뜻한 지역에서 잘 성장하며 수온이 떨어지면 그 성장도가 떨어진다.
판매가 가능한 크기까지 양식하려면 평균적으로 3년 정도의 성장 기간이 걸린다.
대신 맛이 매우 시원한데 멜론과 같은 과일 맛이 난다.
이러한 맛 덕에 북미 지역에서 인기가 매우 높다.
3. Ostrea edulis
프랑스의 토종 굴로 유명한 Ostrea edulis는 유럽에서 가장 사랑받던 굴이다.
굴 양식에 이용된 최초의 개체이기도 한데 프랑스의 납작한 굴로 잘 알려져 있다.
껍데기가 납작하고 둥글어 모양이 매우 예쁘다.
안타깝게도 질병에 매우 약한 편이다.
과거 프랑스의 굴 산업이 큰 위기를 맞았던 것도 Ostrea edulis가 질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그 생산량이 조금 늘고 있다.
Ostrea edulis는 짠맛이 적고 매우 크리미 하다.
또 입에 넣었을 때 특유의 짧고 강한 금속 향이 나는데 이것이 매우 매력적이다.
4. Ostrea Lurida
Ostrea Lurida는 미국의 대표 굴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인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먹는 굴이며 가장 사랑하는 굴이다.
캘리포니아 Oysters라고 불릴 정도로 미국의 굴이다.
흔히 볼 수 있는 굴 전문 레스토랑에서 주로 판매하는 굴이며 높은 도수의 술과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북태평양 연안에서만 생산되던 굴인데 그 인기가 너무 높아 나중에는 캐나다에서 양식된다.
Ostrea Lurida는 매우 작은 것이 특징인데 그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 동전과 비슷하다.
그 크기는 작지만 맛의 농도가 매우 진해 여운이 남는다.
큰 굴의 맛이 작게 압축된 듯한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