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패각, 이제는 해결해야 한다.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최고의 수산물 굴.
그 특유의 감칠맛과 풍부한 영양소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바다의 우유', '바다의 인삼' 이라는 찬사를 듣는 이 수산물은 역사적인 인물들이 사랑한 식품으로 유명하다.
나폴레옹, 카사노바, 클레오파트라가 대표적인 굴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카사노바의 경우 아침마다 굴을 50개씩 먹었다고 하니 그 효과가 굉장하다.
놀라운 점은 동서양 모두가 극찬을 한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중국에 이은 세계 2위의 굴 생산지다.
매년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으며 2018년 기록을 보면 약 34만 톤을 기록했다.
아쉽게도 대한민국의 굴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만큼의 높은 가격을 받지는 못한다.
점점 양식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그들이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국내 소비량은 물론 해외 수출량도 매년 증가 추세니 수산업계의 보물과도 같다.
하나 모든 일에는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 늘어나는 생산량과 함께 그 패각도 끊임없이 늘어난다.
처리할 방법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대한민국의 해안가 굴 양식장을 방문해보길 바란다.
산처럼 쌓여있는 굴 패각을 쉽게 목격할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 굴 생산지 '통영'
통영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굴 생산지다.
굴 양식은 통영의 대표적인 산업이다. 약 2만여 명의 관련 종사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통영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다.
그러한 상황이다 보니 전국 어느 곳에서 굴을 구매해도 10개 중 9개가 통영에서 생산됐음을 알 수 있다.
통영 버스 터미널에 내려서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다.
그 바다에도 굴 양식을 의미하는 하얀 부표가 가득 떠있다.
그런 바다를 따라 걷다 보면 끝없이 펼쳐진 굴 박신 장고 하얀 굴 패각들을 만나게 된다.
대한민국의 굴의 도시는 통영이 맞다.
패각은 도시를 병들게 한다.
대한민국은 껍질을 제거한 굴에 대한 소비가 여전히 가장 많은 편이다.
최근 들어 하프 쉘(껍질의 반을 제거한 굴, 껍질채 제공되는 굴도 각광을 받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굴 패각'이 엄청나게 생산된다.
연간 15만 톤씩 쏟아져 나오니 두려울 정도다. 굴은 수확 시즌인 가을부터 생산되기 시작하는데 굴 패각도 같이 생산된다.
매년 해양수산부와 통영시는 '올해는 해결할 수 있다'며 온갖 정책을 내놓는다.
문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매번 혁신적인 방법이라며 기업들이 언론을 통해 공개하고 실질적인 추진도 이뤄지지만 시간은 흘러만 가고 변명만 늘어난다.
큰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먼저 굴 패각이 적치돼 있는 곳을 가보면 심한 악취를 접하게 된다. 쌓여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침출수들이 원인인데 지독하다 못해 두통이 올 정도다.
당연하게도 벌레들도 많다. 도시 위생을 깎아내리는 요소다.
놀라운 사실은 통영은 대한민국의 관광도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도시라는 점이다.
다행스럽게도 주요 관광지 근처에는 굴 패각 적치가 없는 편이다.
그러나 숙소들이 모여있는 지역에 가면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뭔가 낯선 악취를 느낄 수 있다.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도시, 무분별하게 적재돼있는 굴 패각은 나쁜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굴, 한 도시의 오래된 행운이자 불행
통영은 굴을 키우기 좋은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대체적으로 섬이 많고 수심이 얕아 미생물들이 잘 번식하며 바닥층도 갯벌로 된 지역이 많다.
평균기온도 높아 굴 양식에는 최적이다.
거기에 어업인들의 역량 강화도 한몫했다.
점점 양식 기술이 늘어남에 따라 높은 수준의 굴이 대량으로 생산된다.
굴 산업은 이 도시를 대표하는 산업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가 제재를 가하기가 어렵다.
또한 작은 도시답게 이웃 간의 친밀도가 높다 보니 서로 아는 사이일 경우가 많다.
비판이나 비난을 하기 어려운 구조다.
또 굴 산업이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로 인해 통영 출신이라면 가족 중 일부가 대부분 굴 산업에 종사했다.
굴은 산업을 벗어나 도시문화가 돼버렸다.
굴 패각은 알면서도 못 치우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불순물이다.
굴 패각,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가
현재 굴 패각은 대부분 매립으로 처리된다.
사실 매립이라기보다는 몇몇 장소를 선정, 적재해 둔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통영 내에는 8곳의 굴 패각 집하장이 있다.(2019년 기준)
총 1만 4천500톤 정도가 적재되어 있다.
엄청난 양이지만 1년에 쏟아지는 패각이 15만 톤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단순 적재로는 도저히 처리가 안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몇 년 전부터 비열처리 굴 패각 재활용 방식이 주목받고 있지만 지금 현재 집하장들의 기능은 마비라고 보는 것이 맞다.
1997년도에 지어진 굴 패각 집하장에 얼마나 많은 굴 패각이 쌓여있는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
집하장의 기능 전환을 위해서는 쌓여있는 굴 패각을 제거한 이후 다시 가동하면 되지만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이야기다.
가장 큰 문제는 수십 년간 생산된 굴 패각이 대체 얼마큼 쌓여있는지 파악조차 안 된다는 점이다.
공식 집하장이 아닌 야외에 적재된 패각은 정말 도시 전역에 퍼져있다.
이대로 가면 굴 패각은 점점 번식해 도시를 점령할 것이다.
- 다음 편
굴 패각, 비열처리 방식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