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패각, 어떻게 처리해왔을까?
수십 년간 쌓여있는 굴 패각.
지금까지 우리는 어떻게 이를 처리해왔을까?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대부분의 양이 야외에 모여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수치상으로 정확하기 않을 뿐, 우리는 그 양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무조건 불법적으로 진행된 것은 아니다.
통영시를 비롯한 굴 생산지에서는 합법적인 '굴 패각 집하장'을 정해 모아 왔다.
그 장소가 합법인지 불법인지의 차이다.
모으는 것 이외에도 패화석 비료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그 제작 방식은 이러하다.
먼저 수거된 굴 패각을 1년 이상의 기간 보관해 염분을 제거한다.
700도의 고열로 굴 패각을 가열한 후 잘게 부순다.
1.7밀리미터로 짜인 망에 털어 98% 이상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의 분상과 분말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된 분말을 이용한 비료가 바로 '패화석 비료'다.
패화석 비료를 두고 여러 논란이 있는데 이는 다음번에 정리해서 글을 작성하겠다.
이러한 패화석 비료는 통영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다.
패화석 비료공장도 현재 4곳이 운영 중이다.
이 공장들은 연간 6만 5천 톤의 굴 패각을 처리해낸다.
문제는 위에서 언급했듯 굴 패각을 수거한 후 1년간 보관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현재 쌓여있는 양이 10만 톤을 넘어서는 상황이니 신규 굴 패각은 수거가 힘들다.
또 패화석 비료에 대한 농민들의 의문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매년 판매량도 줄고 있는 현실이다.
다른 처리 방법도 있다. 굴 패각이 가지고 있는 탄산칼슘을 이용해 화력발전소의 탈황 연료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굴 패각은 98%가 탄산칼슘이 함유된 알칼리성 물질로 구성돼있다.
특히 황산화물과 만났을 때의 반응성이 매우 우수하다.
화력발전소에서 현재 사용 중인 석회석보다도 반응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화력발전소가 위치한 태안군에서 시도 중이며 한국 서부발전이 군산대학교와 협력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 결과에 따라 큰 처리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경보호를 위해 화력발전소는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비열처리, 대체 무엇인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굴 패각 처리 방법인 '비열처리'.
비열처리는 사실 오래전부터 주목받아온 처리 방식이다.
열을 가하지 않고 굴 패각을 세척, 건조 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한 처리방식이다.
자연이 주는 바람과 비를 이용하거나 인공적인 기술을 통해 세척과 건조를 해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훌륭한 방식이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수거된 굴 패각을 지정된 섬으로 운반, 그곳에서 세척, 건조 작업을 해 바다로 투기한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대한민국도 예전에는 몇 차례 시도된 바가 있다.
또 다른 비열처리의 대표적인 방법은 굴 패각을 이용한 매립이다.
해안매립공사 중 단순히 모래를 이용한 방법이 아닌 굴 패각과 모래를 섞어 매립하는 방법이다.
굴 패각 처리와 재활용 및 자원화를 한 번에 이룰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주목받았다.
하나 아직 실현되지는 못하고 있다.
비열처리, 쉽지 않은 처리방식이다.
우선 비열처리 과정에서 드는 비용과 장소다.
그만한 양을 세척을 할 장소 마련이 쉽지 않으며 건조 시설 설치에도 비용이 꽤나 든다.
다른 비료생산시설들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눠보니 건조 시 필요한 바람을 공급하는 브로일러 설치 비용도 상당했다.
그리고 굴 패각을 세척하고 건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원들에 대한 대안이 없다.
물론 미국처럼 섬을 이용하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다.
하지만 연간 쏟아지는 15만 톤의 굴 패각을 섬으로 운송하는 비용은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운송을 하고 나서도 문제다.
세척과 건조를 끝낸 굴 패각을 다시 바다나 육지로 운송을 해야 한다.
이를 담당할 인력들에 대한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
기본 투자금도 많이 들고 유지비도 적지 않은 구조다.
뿐만 아니라 세척과정이 쉽지 않다.
단순히 물로 닦아내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굴 양식은 대부분 긴 줄에 가리비 패각이나 굴 패각을 엮어 바다에 넣어 키우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긴 줄은 대부분 플라스틱이나 비닐 소재의 줄을 사용하게 된다.
굴을 걷고 뜯어내서 박신장으로 가는 구조인데 이 과정에서 그 비닐 줄이 완벽히 제거가 되지 않는다.
굴 패각을 잘 보면 꽤나 많은 양의 플라스틱 소재의 줄이 얇게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뜯어내는 과정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낚싯줄 보다 얇은 것도 있고 굴 패각에 엉켜있는 것도 많다.
이는 바다 환경에 큰 문제로 대두된 플라스틱 문제에 직결된다.
말 그대로 재사용을 위해서는 하나하나 뜯고 씻어내야 한다는 결론이다.
물론 최근 굴 양식업계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져 비닐 소재의 줄을 사용하지 않거나 큰 박스 안에 넣어 키우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굴 양식은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 편
- 굴 패각, 바다 재생소재가 될 수 있다.